혼란의 시작과 호족의 대두
통일신라 말기, 중앙 집권 체제가 붕괴되면서 귀족들의 권력 다툼과 지방 농민들의 불만이 격화되었습니다. 중앙 정부는 지방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했고, 전국적으로 사회 혼란이 확산되었습니다. 이 틈을 타 각 지역에서 자율적으로 성장한 호족 세력들이 정치적 주체로 부상합니다. 이들은 독자적인 무력과 행정력, 경제적 기반을 바탕으로 지역 사회를 지배하기 시작하며, 점차 독립적인 국가로 발전하게 됩니다. 이러한 변화는 기존의 통일신라 체제를 붕괴시키고, 후삼국 시대라는 새로운 정치 질서를 탄생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1. 후백제의 성립
후백제는 900년, 견훤이 전라도 무진주(현재의 광주)를 중심으로 건국한 나라로, 후삼국 가운데 가장 먼저 성립한 국가입니다. 견훤은 상주 지역 출신의 하급 군인이었으나, 신라의 통제력 약화를 틈타 군사력을 바탕으로 세력을 확장했습니다. 그는 백제의 옛 영토였던 전라도와 충청도를 중심으로 민심을 끌어모았고, 백제의 부흥을 외치며 스스로를 백제의 정통 후예로 내세웠습니다. 특히 신라의 정치 부패와 무능에 대한 대중의 불만을 자극해, 농민과 하층민의 지지를 확보했습니다.
견훤은 지방 행정 체제를 정비하고 군사력을 강화하여 왕권 중심의 지배 체제를 구축하고자 했습니다. 또한 활발한 외교 활동을 통해 자신의 정권을 외부에 인정받으려 하였고, 북쪽의 후고구려, 동쪽의 신라와 경쟁 구도를 형성하면서 세력을 확대해 나갔습니다.
핵심 정리: 견훤은 900년 후백제를 건국하고, 백제 계승과 반신라 정서를 기반으로 전라도·충청도에 강력한 세력을 구축함. 행정과 군사 체제를 정비하여 독립 국가로 발전시킴.
2. 후고구려 → 마진 → 태봉
궁예는 901년 송악(개성)을 근거지로 후고구려를 세우며 후삼국 중 두 번째 국가의 건국자가 되었습니다. 그는 신라 왕족의 후예로 알려져 있었고, 정치적 혼란 속에서 스스로를 미륵불이라 자처하며 불교를 기반으로 한 신권적 정통성을 주장했습니다. 이러한 종교 중심 통치는 초기에는 민심을 얻는 데 효과적이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과도한 종교 통제와 독선적인 정치를 낳게 되었습니다.
904년, 궁예는 국호를 마진으로 바꾸고, 911년에는 다시 태봉으로 개칭하면서 왕권 강화를 시도했습니다. 그는 수도를 철원으로 옮기고 관제를 정비하는 등 중앙 집권적 통치 체제를 정착시키려 했으나, 점점 폭압적인 정치로 치닫게 됩니다. 측근 숙청, 감시 정치를 비롯한 폭정은 신하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고, 결국 918년 측근 왕건에게 축출당하며 몰락하게 됩니다.
핵심 정리: 궁예는 901년 후고구려를 세우고 종교적 권위를 내세워 통치를 시도했으나, 독재적 정치로 인해 918년 왕건에게 축출됨.
3. 고려(왕건)의 등장
왕건은 궁예의 휘하 장군으로 송악(개성) 지역 출신의 유력한 호족이자 해상 무역을 통해 경제적 기반을 갖춘 인물이었습니다. 그는 궁예의 폭정에 반감을 가진 신하들의 지지를 받아 918년 궁예를 몰아내고 고려를 건국했습니다.
왕건은 후고구려의 정통성을 계승한다고 주장하며 정권의 정당성을 확보했고, 유화적인 외교 정책과 혼인 동맹, 호족 포용 정책을 펼치며 지역 세력을 통합해 나갔습니다. 그는 민심 안정과 지방 갈등 해소에 힘쓰며 후삼국 통일의 기반을 다졌고, 이후 후백제와의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며 한반도 전체를 재통일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통일 이후에도 왕건은 지방 호족과의 협치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통치 기반을 마련하였으며, 고려 왕조의 시조로서 오랜 존경을 받는 인물로 역사에 기록됩니다.
핵심 정리: 왕건은 918년 고려를 세우고, 유화 정책과 호족 연합 전략을 통해 통일 기반을 마련하여 후삼국을 통일함.
'우리 역사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주 석굴암·불국사|통일신라의 불교 예술과 세계문화유산 해설 (5) | 2025.05.10 |
---|---|
고려 건국과 민족의 재통일 (4) | 2025.05.09 |
고대 문화의 일본 전파 (4) | 2025.05.07 |
고대의 문화 7편: 식생활과 음식 문화 (1) | 2025.05.03 |
고대의 문화 6편: 간과되었지만 중요한 요소들 – 추가로 주목해야 할 고대 문화 요소들 (1) | 2025.05.02 |